엽서 하나 사면 재밋는걸 보여준다고 하길래, 마침 개가 눈에 띄어 한장을 집어 들었다.
'잘 골랐어'를 말하고 싶은듯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한숨 거르고는, 엽서 뒷장에 글씨를 쓸테니 좋아하는 단어 하나를 대라 했다.
아무 이름 하나를 말했더니, 글씨를 쓰고는 그에 맞춰 사람을 그리는거다. 어이쿠, 하나도 재밋지 않아. 속았구나. 그러면서 엽서 값 100엔을 건내 줬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고른 그림인데, 집에 가져와 곰곰히 쳐다보니 왠지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온으로 화려한 도시 뒷편. 왠지 누군가를 비웃는듯 피식하고 웃는 입. 그러면서 가늘게 뜬 눈으로 울고 있다.
이건 왠지 나의 모습이야.
한두달 이 작가와 사귀게 되면서, '인면견'의 세계관을 듣게 되었다. 여행중 부모를 잃어 버리고, 엄마를 찾기 위해 3천보의 여행을 하는 개의 이야기로, 뇌의 크기는 인간과 같지만 성대가 개 그대로의 것으로 '멍'이나 '와오'밖에 말할 수 없단다. 하지만 머릿속은 꽤 시니컬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인간 사회를 기울어 본다고.
생각이 많고, 표현이 서툴러 오해를 사고, 그리고 뒤에서 우는 이 개는 나와 너무 닮은것 같다.